Y사단 M, 권력의 정점을 걷는 K를 향한 애절한 사랑

사파 최고의 인물인 승철의 애제자가 된 경철와 정파 최고의 기인인 기걸의 양자 호종, 거친 무림을 배경으로 펼치는 무협전쟁이 시작 되었다.

경철은 무모하리만큼 겁이 없고 ‘욱’하는 인물이다. 아프리카 지역의 인연으로 승철의 6번째 제자가 된 그는 뛰어난 경공술을 터득하고 있으며 한번 본 무술은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 무술의 천재이다.

변신의 귀재인 호종은 정파중의 으뜸인 기걸의 양자, 기걸을 찾기 위해 남장으로 변장하고 강호를 누비다 ‘광명의 사파리 랜드’로 입성한다.

# '승철'의 등장

‘광명 사파리 랜드’에서 15마리 & 15마리씩 합사시켰을 때, 초창기 사파리의 제왕은 호랑이인 기걸이였다. 호랑이들은 독립적인 개체였기에 단독생활에 강했고 사자들이 무리를 짓는 동안 호랑이는 각자 구역을 차지하면서 빠르게 사파리의 헤게모니를 장악했다.

이런 상황에서 '승철'이라는 사자가 등장한다.

승철은 과거 전설적인 호랑이였던 전국최초의 수식어가 따라붙은 전설적인 호랑이 '일지매 라 불린 재순이'와 자웅을 겨룬 끝에 권좌에 올라 30여년의 세월을 지배하고 있다고 알려진 사자 '알렉산더 백영감'의 장자였다.

승철은 데뷔 무렵부터 심상치 않았다. 승철은 예비 합사 시기부터 호랑이 둘을 1:2(빵순, 경돌)로 맞서서 홀로 두들겨 팬 전례가 있었을 정도 로 강력한 싸움꾼이었다. 더군다나 승철 주변에는 승철 말고도 승철의 동생인 '제철', '일철', 재철, 준철, 조철이라는 막강한 숫사자 동료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이 야망에 불타는 젊은 사자는 우선 동생 제철, 일철등과 함께 사자집단 내부 단속에 나섰다. 이윽고 사자 파의 서열을 완전히 정리했고, 이어서 사파리 정복에 나선다.

철저하게 서열이 구분된 사자들에 비해서 당나라 군대 집단이었던 호랑이는 집단전에서 항상 발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자들의 우두머리였던 승철은 호랑이들 가운데서도 1:1로 상대할 수 있는 녀석이 얼마 없었다.

당시 승철을 중심으로 한 사자들의 기세는 실로 굉장했다. 승철은 당대 사파리에 존재하는 호랑이의 절반 이상을 1:1 로 불러내서 두들겨 팬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호랑이라고 인재, 아니 호재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호랑이 측에도 승철에 필적하는 강력한 개체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기걸'

당대 사파리의 지배자였던 기걸은 사자 천하를 꿈꾸는 승철에게 있어서 가장 강력한 적수였다. 이 녀석은 다른 호랑이와 달랐다. 기걸은 양자인 '호종', 동생'호윤', '호인', '호반', '호상'등의 동생들과 함께 6마리가 나름의 '호랑이 일파' 를 형성하고 다녔다.

승철에게는 집단전에서도 1:1에서도 강력했던 기걸은 까다로운 적수였다.

그렇지만 승철에게 있어서 기걸은 피할 수 없는 상대였다. 결국 이 두마리는 사파리의 패권을 놓고 승부를 벌이게 된다.

# 기걸 vs 승철

선빵은 예상치 못하게 기걸이 먼저 날렸다. 기걸은 자신의 양자와 동생들인 호종, 호윤, 호인, 호반, 호상의 5형제를 이끌고 사자 구역으로 넘어가서 꿀잠을 자던 승철을 툭툭 치면서 시비를 걸었다.

승철은 당황했으나, 곧 상황을 파악하고 동생 제철, 일철, 재철, 준철, 조철, 그리고 절친 '드래곤'과 함께 기걸 형제들에게 맞선다.

곧 기걸과 승철의 1:1 싸움이 벌어졌다. 싸움은 기걸에게로 유리하게 흘러갔다. 기걸과 포철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기걸의 무한 싸대기를 감당하지 못한 승철이 쓰러졌고 기걸은 올라타고 목줄기를 물어뜯었다. 이에 기세가 오른 호종, 호윤, 호인, 호반, 호상 등 기걸의 양자와 동생들이 제철, 일철, 재철, 준철, 조철, 드래곤을 쫒아내고 승철을 집단 린치하기 시작했고 승철은 그대로 죽을 수도 있는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광명 사파리 랜드’ 사육사들은 몸값 비싼 아프리카 사자가 그대로 죽게 놔둘 수 없었다.

합사 초기라 개체 수 조절이 더욱 중요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인류가 개입한 것이다.

사육사들은 소방호스로 물줄기를 쏘았다. 뜬금없이 엄청난 물벼락을 맞은 호종, 호윤, 호인, 호반, 호상이는 승철 린치를 멈추고 물러났다. 그 덕에 기세에 눌려 물러났던 제철, 일철, 재철, 준철, 조철, 드래곤이 적당하게 자리를 잡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걸만큼은 달랐다. 이 녀석은 승철의 목줄기를 물고 절대로 놓아주지 않았다.

그러자 사육사들은 패트롤카를 동원해서 호랑이들의 궁뎅이를 들이 받아 버렸다.

기걸도 이것만큼은 어쩔 수 없었는지 물러난다. 헌데 다 죽어가던 승철은 사자왕답게 마지막 힘을 냈다. 승철은 목에서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일어나더니 기걸에게 분노의 공격을 퍼부었다. 물줄기도 쳐 맞고, 패트롤카에 받히고, 승철의 악에 받친 공격까지 쳐 맞은 기걸은 감당하지 못하고 호랑이 구역으로 달아났다.

우두머리 기걸이 빠지자 호종, 호윤, 호인, 호반, 호상은 제철, 일철, 재철, 준철, 조철, 드래곤에게 참교육을 당하게 되고, 특히 기걸이 큰 중상을 입었다.

결과적으로 승철 일파가 전무후무 할 정도의 승리를 차지했다. 사자들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 전투 이후, 그리고 새로운 경철의 등장

동료를 버리고 달아났던 기걸은 인망, 아니 호망을 잃었다. 양자 호종, 동생 호윤, 호인, 호반, 호상 그리고 '신성' 이라는 젊은 호랑이들에게 린치당하면서 호랑이 파의 두목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한편, 호랑이 시대를 종식시키고 사자 천하를 구축한 승철은 그 영광의 자리를 누리지 못했다. 상술했다 시피 기걸에 입은 부상 때문에 병원으로 후송된 사이, 당시 사자파의 2인자였던 '경철' 이라는 사자가 우두머리로 등극하고 완전히 사자 무리를 손에 넣어버렸다.

이 '경철'는 승철보다 덩치는 약간 우람하지만 전투센스만큼은 천부적인 타고난 싸움꾼이었다. 경철은 승철의 동생인 제철, 일철, 재철, 준철, 조철을 굴복시킨 다음, 호랑이 파의 새로운 우두머리로 떠오른 신성을 꺾고, 2인자인 호종마저 1:1로 발라버리면서 완벽한 사자의 시대를 선포했다.

기걸을 집단 린치로 쫒아낸 신성과 호종은 선왕 기걸과는 달리 싸움을 더럽게 못하는 용렬한 무리였던 반면, 경철은 선왕인 승철을 뛰어넘는 엄청난 실력의 보유자였다. 한마디로 기걸이 없어진 호랑이 파는 이미 사자에 대항할만한 인물이 없었던 것이다.

사파리는 이미 '경철'이 완전 장악하고 있었다. 경철이 보이지 않는 왕 노릇을 한 채로.

# 마치며

호종은 기걸의 밑에서 몇 년의 기다림을 숨기며 하나둘씩 세력 확장을 했다. 경철 또한 호종과 함께 무리는 달랐지만 승철이 권좌에 오르자 이들은 각자의 개채수 확장이 아닌 상생의 길을 모색하며 앞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경철은 그 동안 묵묵히 발톱을 숨기며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경철은 사파리를 운행하는 마차의 편의를 봐주는가 하면, 광명 사파리 랜드 확장을 할 욕심으로 마차가 아닌 증기기관차 도입을 이유로 물 건너가 사고를 터트렸다. 한마디로 대박이였으나 경철의 수하였던 칠칠이가 그 댓가를 치루기 일보직전이다. 명판관인 까마귀의 판결만 기다리고 있다.

경철의 제1 오른팔 역할을 맡은 나팔수 앵무새, 그는 광명 사파리 랜드의 여기저기를 헤 짚고 다니면서 온갖 재주를 부린 곰탱이를 밀쳐내며 구경 온 사람들의 동그랑땡을 있는 되로 혼자 먹어치우는 식성을 발휘하며 조카인 구관조를 경철의 밑에 심어 감시하게 만든다.

뿐만 아니였다. 무리의 앵무새들에게 동그랑땡 배달사고를 자주 일으키는 대범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

경철의 2인자 역할을 한 부엉이는 여기 저기 온갖 정보를 듣고 혼자만 간직한 채 다른 먹잇감을 찾아 헤매고 있다.

경철은 권력 맨 위를 노리며 칠월칠석도 아닌데 어여뿐 오리를, 동그랑땡의 배분 역할을 하는 곰탱이와 함께 밤이면 밤마다 코끼리 뿔을 갖고 노닌다. 곰탱이, 그는 그 자리에서 수년을 자리하면서 이제는 동그랑땡 배분을 그만 하고 싶어 한다. 이에 경철은 기걸의 마지막 작품인척 하면서 자기 수하인 칠면조에게 동그랑땡의 배분을 맡길 요량이다.

호종. 그는 누구인가 기걸의 양자인 호종은 기걸이 권좌에 있을 무렵 그림자 역할을 하면서 보이지 않는 실세라고 일컬었다. 호종은 기걸이 권좌에서 내려 올 몇 개월 전 광명골에 거주하는 앵무새 무리에게 거대한 먹잇감을 선사하며 자신의 잘못을 덮는 철두철미한 행동을 보였다.

조선시대 우리의 사색당쟁이 극심했던 것도 자리는 한정돼 있고 자리를 차지하려는 양반의 자제들이 넘쳐나는 것에서 출발했다. ‘이조전랑’(吏曹銓)은 정5품, 정6품의 벼슬이었지만 관원의 선발권을 갖는 실권 때문에 막강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자리를 어느 계파에서 차지하느냐에 따라 계파의 운명이 판가름 날 정도였다.

동서(東西) 당쟁의 시발이 된 심의겸(沈義謙)과 김효원(金孝元)의 싸움도 이 자리다툼에서 시작됐다. 당시 심의겸을 따르는 사람들은 그가 살고 있는 곳이 한양 서쪽 정동이어서 ‘서인’이라 했고, 김효원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한양 동쪽 건천동에 살았기 때문에 ‘동인’이라 했는데 이들의 치열한 대결은 시간이 흐르면서 노론, 소론, 남인 등으로 분화되어 ‘사색당파’의 정점을 이루게 된다.

어쩌면 우리 정치는 변하지 않고 옛날대로 악습을 되풀이하는 것일까. 그때나 지금이나 자리는 부족하고 그것을 차지하려는 사람들은 아파트 청약처럼 넘쳐나기 때문일까. 그래서 낙하산 인사, 코드 인사, 계파독식 등 요즘 용어로 치장되지만 그 혜택을 누리기 위해 줄서기에 몸살을 앓는 것은 동인, 서인, 노론, 소론, 남인, 북인… 그때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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