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사진 속으로 내린다

 

분주했던 젊은 날엔

보슬비로 보슬보슬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게 하더니

 

여름 햇살에

푸름을 시샘이라도 하듯

천둥 번개에 소나기로 퍼붓기도 하며

경거망동을 선동하기도 했다

 

풍성했던 계절 뒤로하고

마지막 단풍을 배웅하는 듯

 

애처로운 추억을 수놓는

내 몸의 문장을 읽으며

꿈속에서 헤매다가 콩닥거리는 가슴에

 

그리움체로

그리움체로만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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