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위암말기

병원을 집처럼 드나드셨습니다.

아흔까지는 사셔야 한다는 자식들 말에

마지못해 수술에 동의 했지만

집에 오고 싶어 했습니다.

 

수술 하루 앞두고

자식의 안부가 궁금해

한사코 집으로 돌아 오셨습니다.

 

밤새도록 들리는 발자국 소리

어디선가 맷돌소리

콩국수를 만든다고

쉴 새 없이 콩을 갈았습니다.

 

잠도 안주무시고 어쩌시려고?

화를 냈지만 말없이 어처구니만

돌리고 있었습니다.

 

수술대 위에서

끝내 눈을 뜨지 못 했습니다.

계절이 수없이 바뀌었지만

음식점에서 콩국수 메뉴만 보면

맷돌 앞의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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