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원 現 레카토 미래 교육 봉사단 상임고문
▲박재원 現 레카토 미래 교육 봉사단 상임고문

 

‘너 이 책을 읽어보는 게 어때?'

한국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권하면서 자주 하는 말이다. 이번에는 핀란드로 가보자.

'엄마 나 이 책 읽을래!'

부모가 권유하기 전에 아이 스스로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핀란드 아이의 모습이다.

-도서관에서 부모와 아이의 대화-

 

우리나라 부모들은 조급하지만, 핀란드 부모들은 보통 여유를 보인다.

얼핏 보면 우리 부모들은 자녀교육에 열성적이지만, 핀란드 부모들은 대책 없이 아이를 방치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우리나라는 영어 조기교육을 위해 가족이 생이별하는 모험도 감수한다. 또한 수학은 선행학습이 이미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린 상황이다.

하지만 핀란드는 전혀 다르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외국어인 영어 알파벳은 커녕 모국어인 핀란드어조차 가리키지 않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그냥 여유를 부리는 정도가 아니라 조급하게 서둘러서 아이를 공부시키면 부작용이 더 크다는 생각을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서둘러 공부시키기보다는 충분히 놀리는 것이 더욱 현명한 자녀교육법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부모들이 자녀를 사육한다면 핀란드 부모들은 방목에 가깝다. 하지만 초등학교를 지나 중등 과정에 들어가면 우리나라 학생들이 핀란드 학생들을 당해내지 못한다.

비영어권 국가 중에서 가장 영어를 잘하는 나라가 핀란드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100위권 밖이다) 국제 학력평가에서도 3회 연속 1위를 차지한 나라가 핀란드다. 조급한 마음에 서둘렀고 그래서 초반에는 분명 앞서가는 듯했지만 이내 역전당하고 만다.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가 보자.

부모가 권하는 책이 우선이기에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슬그머니 내려놓는다. 시시껄렁한 책을 골랐던 아이가 부모의 뜻에 따라 권장 도서를 집어 들면 부모 마음은 뿌듯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 조급하게 읽히고 싶은 책을 고르면 아이는 열중해서 읽기가 어렵다.

반대로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몰입이 된다.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앞서가도록 독촉하는 부모의 요구에 따르면 결국 아이는 무리를 하기 십상이고 생각보다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자신에게 딱 맞는 일을 하면 자연스럽게 열심히 하게 되고 기대 이상의 소득을 얻게 된다. 부모가 조급해지면 아이는 쉽게 지친다. 영재성을 타고난 일부 아이를 제외하고는 분명히 그렇다. 평범한 아인데 영재를 추격하라고 재촉하면서 조바심을 내는 부모들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핀란드 부모들에게 여유라는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다. 무슨 한가한 소리냐고 항변하고 싶겠지만 다수의 평범한 보통 아이들이 성공하는 길은 명백하다.

쫓아가려다 중간에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페이스에 맞게 꾸준히 가는 것이다.

여유는 그래서 조급함보다 강력한 자녀교육의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읽히고 싶은 책을 권하려는 욕심을 참고 읽고 싶은 책을 찾을 때까지만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을까.

능력은 학습 능력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

단언컨대 영어 조기교육이나 수학 선행학습보다 즐겁게 열심히 책을 읽는 것이 대학 입시 결과에도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그럭저럭 책을 읽던 아이들이 하나둘 책과 멀어지면서 중학생 정도가 되면 책과 담을 쌓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운동으로 비유하면 책 읽기는 기초체력과 기본기에 해당하는 데 매일매일 꾸준히 하면 정말 그 효과는 강력하다.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골라서 읽는 핀란드 학생들을 우리나라 학생들이 당해내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독서량의 차이라고 판단한다. 독서 생활화의 시작은 바로 조급하게 책을 골라주지 않고 아이가 읽고 싶은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리라. 조기 영어교육이나 수학 선행학습보다는 읽고 싶은 마음껏 읽을 수 있도록,

그래서 영어도 수학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독해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리라.

 

# 박재원 現 레카토 미래 교육 봉사단 상임고문 약력

▶前 경기도교육청 자문위원

▶前 (주)비상교육 공부연구소 소장

▶前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대표 강사

▶前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설 행복한 공부연구소 소장

▶前 (재) 경기도교육연구원 이사

▶KBS ’교실 이야기‘, EBS ’60분 부모‘

▶주요 저서

’핀란드 교실 혁명‘, ’핀란드 공부 혁명‘, ’핀란드 부모혁명‘, ’박재원의 부모효과‘, ’학원 없이 살기‘, ’부모와 학부모 사이- SBS 스페셜‘, ’대한민국은 사교육에 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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