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한다. 태양이 빛나면 먼지도 따라서 빛난다.

민족의 대명절 설날이 다가왔다.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 오미크론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며 올해도 가족·친지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는 어렵게 됐다. 3년째 이어지는 재앙속에서도 어김없이 명절은 우리에게 다가온다. 전체 가족은 모이진 못하더라도 소규모 모임은 가능해져 부족하게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설날을 앞두고 오미크론이라는 신종 변이 바이러스라는 불청객이 찾아와 안 그래도 힘겨운 우리에겐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

이래저래 모두가 힘들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지는 않아야 하지만 혹시나 오더라도 이들이 명절의 기분을 그래도 느낄 수 있게 최소화 될 수 있는 바람이다.

코로나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도 마찬가지다.

온 가족이 정담을 나누는 그런 설 명절이 못되더라도 코로나 확진자 급증 같은 최악의 상황은 맞지 말고 평상시보다 훨씬 적은 확진자, 진단검사를 하는 그런 설날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이번 주부터 곳곳에 내걸린 설날 현수막을 보면 예전에는 '즐거운 설날이 되세요'가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힘내라'라는 내용이 대다수다.

현수막에서 내걸린 말 그대로다. 지금은 힘을 내야할 시기다. 우리나라도 이미 먹는 코로나 치료제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앞으로 코로나도 독감처럼 아프면 병원가서 타미플루 처방받듯이 집에서 감기처럼 치료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은 듯 하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지키고, 사적인 모임을 자제하고 그러다보면 곧 좋은 날이 올거라 믿는다.

내년에는 모두가 함께 웃으며 만날 수 있는 그런 예전 모습 그대로의 설날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올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그래도 설날이다'는 말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

올해는 대한민국호의 새로운 대통령과 본격적인 2.0 지방자치시대 리더를 뽑는 아주 중요한 해이다. 이런 가운데 설날을 맞이하는 우리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하기만 하다. 명절이 더 괴로운 우리 이웃들이 넘쳐나고 있다. 재앙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오갈데 없는 우리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이 간절하다.

워렌 버핏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투자가이다. 그는 20년째 불우이웃돕기를 위해 자신과의 점심식사 기회를 경매에 붙이고 있다.

2019년 '버핏과의 점심'은 467만달러(약 55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워렌 버핏과 점심식사 특권을 누린 행운아들은 한 푼도 아깝지가 않았다고 한다. 자본주의자들이 배워야 할 최종적인 마스터 클래스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버핏과의 만남은 단순히 식사를 넘어 그의 노하우와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인 셈이다.

이미 성공한 자본가들도 거액을 지불해서라도 인생의 중대한 변화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새로운 포인트가 하나의 기회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부와 권력, 명예 등이 자기보다 조금 많은 사람에게는 시기심이 발동하여 거칠고 적대적으로 대하곤 한다.

사마천의 사기 화식열전에도 '평범한 사람은 상대방 재산이 자신의 10배가 되면 헐뜯고 100배가 되면 두려워하며 1,000배가 되면 그가 시킨 일을 달게 받는다'고 어리석은 사람들의 인지상정을 언급하였다.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주변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자신의 능력을 설득하며 아낌없이 친절을 베푼다.

언제부턴가 우리사회는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소외된 이웃들의 아픔을 자칫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가진자들이 주변의 이웃을 보살피는 것이야 말로 지혜로운 삶이 아닐 수 없다.

매년 찾아오는 명절은 누구나 조금은 들뜨고 설레인다. 이런 마음을 표현하고 나누는 방식은 각자 달랐지만 찬바람이 불면 우리들은 자연스럽게 설날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해오던 터였다. 각지에서 살고있는 형제들이 함께하며 들뜬 명절을 보낸다.

명절이면 항상 또 하나의 그림이 바로 '불우 이웃'을 찾는 풍경이다. TV화면에 빤히 연출된 모습으로 보이는 '불우 이웃'에게 선물이나 성금을 전달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화면 속의 그림일 뿐이었다. 진짜 불우한 이웃이 누구인지 그들에게 성금을 전달하는 사람은 얼마나 그 행사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촬영에 임하고 있는지가 궁금한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렇게 습관화된 불우이웃돕기 행사나 장면에 익숙해졌고, 매년 명절이면 그런 행사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왔다.

매년 찾아오는 올 해의 명절은 갑작스런 재난으로 인해 고통받는 수많은 이웃을 생각하게 만드는 소중한 성찰의 기회가 됐으면 한다.

민족 명절을 맞이하여 강한 자들, 있는 자들이 헐벗고 배고픈 약자들에게 베풀며 져주는 세상, 아픔을 어루만지며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넘칠 때, 건강할 때는 주위의 고마움을 깨닫지 못한다. 그러나 부족할 때 아플 때는 주위 사람의 도움 없이는 한 걸음도 뗄 수가 없음을 알게 된다. 그때는 이미 늦다.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몇 배의 노력을 하여도 힘들다.

평소에 덕을 쌓고 베풀며 사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지혜로운 일인가. 백 마리의 명마를 가진 사람이라도 채찍 하나 때문에 다른 사람의 신세를 져야 할 때가 있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한다. 태양이 빛나면 먼지도 따라서 빛난다. 위대한 자와 같이 하면 더불어 빛난다. 약자에게 베풀 줄 아는 위대한 힘있는 강자들이 많은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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