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호서전문학교 학사과정 실내디자인학과 문영식 교수
서울호서전문학교 학사과정 실내디자인학과 문영식 교수

인간은 이 지구상에 생활하면서 주거 공간에 많은 변화를 추구하며 살아오고 있고, 또한 변하고 있다.

최초의 건축은 인간을 비바람 및 햇볕과 같은 외부의 환경과, 맹수나 다른 종족들로부터 보호해 주기 위한 울타리 구실을 하였다.

건축은 그 목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인간생활을 담는 그릇’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으며, 르 꼬르뷔지에(Le Corbusier)는 ‘건축은 살기 위한 기계’라고 극단적으로 정의하기도 하였다. 건축을 종합적인 공간예술로 파악하고, 건축이 지닌 미적 측면을 강조하여 ‘건축은 하나의 동결된 음악이다’ 또는 ‘건축은 수정(水晶)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것은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생활을 쾌적하고 안락하게 영위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준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주택은 인간생활이 영위하는 장소로 주거의 기원은 공격적인 자연환경과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인간생활을 보호받기 위한 은신처(shelter)라는 단순한 목적에서 출발하였지만, 인간의 문화와 생활양식의 발달에 따라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하며 다양한 변천을 하여 왔다.

인간이 태어나서 죽은 후까지의 일생이 있듯이..우리의 삶을 담는 공간도 살아 있는 동안에는 주거에서 삶을 영위하는데 이러한 공간을 흔히들 말하는 양택론이며, 죽은 후의 공간을 묘지에 안장하는데 음택론이다.

요즈음은 웰빙, 자연친화적인 환경, 지구의 온난화를 방지하는 시스템 등 모든 분야에서 환경의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주거공간에서도 풍수란 말이 대세이다.

풍수란 말 그대로 풀면 바람과 물을 슬기롭게 활용하는 것이다. 즉, 자연과의 적절한 조화를 통한 주거공간의 변화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의 주거공간의 계획은 어떠한가.

인위적으로 주거 공간을 계획하는 경향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계획은 반드시 다양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데, 재료적인 측면에서 콘크리트의 사용은 썩지 않은 재료로 영원히 지구의 환경을 파괴하고 있으며, 또한 아토피의 주범이 되고 있다.

자연과의 적절한 조화를 통한 주거공간을 만드는데, 살기 좋은 집 만들기를 추구한 선조들의 슬기로움은 자연과의 조화를 통한 주거공간이라 할 수 있는데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첫째, 주거의 외부공간에서 나무를 심어야 할 때도 길한 것과 흉한 것으로 구분하여 나무심기를 조선시대의 서적 “임원경제지”에 쓰여 있다.

 

 

 

 

 

* 집안에는 파초를 많이 심은 것은 안 된다 - 화의 빌미를 불러일으킨다.* 뜰 앞에는 오동나무를 심지 말라 - 주인의 하는 일을 방해 한다.

* 대청 앞에는 석류를 심는 것이 좋다 - 후손이 많아진다.

* 안마당에는 나무를 심어서 그늘을 드리우게 하는 것이 옳지 않고, 꽃을 심어서 화단을 만드는 것도 좋지 않다 - 나무를 심으면 주인이 양화를 입게 된다.

* 문 앞에 두 그루의 대추나무가 서 있으면 기쁜 일이 생기고 상서로운 일이 생긴다.

* 문 앞에 푸른 풀이 있으면 근심스러운 일과 원한에 찬 일이 많아진다.

* 문 밖의 수양버들은 사람을 방해하는 일이 많다.

* 주택 안에 뽕나무를 심고 아울러 무궁화를 심고, 복숭아 나무을 심으면 종내 편안하게 지낼 수가 없다.

 

주거공간에 나무 한 그루 심을 때도 가족의 행복한 공간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볼 수 있다.

남산골한옥마을 - 대청-
남산골한옥마을 - 대청-

둘째, 우리나라의 기후에 맞게 남부지방(전라도지역)은 여름이 길어 틔인 공간인 마루 공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으며, 북부지방(함경도지역)은 겨울이 길어 따뜻한 공간이 필요하여 온돌방의 공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도록 주거공간을 설계하여 살았다.

셋째, 창호는 채광과 환기의 기능이 있는데, 전통주거공간에서는 창호지를 사용하는데 창호지는 숨을 쉬는 기능이 있어, 자연적인 채광과 환기의 기능을 적절히 하고 있다고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었다.

남산골한옥마을 - 문-
남산골한옥마을 - 문-

현대의 유리는 자연환기의 기능이 없어 실내외 공기차로 인한 환기가 잘 되지 않으며, 실내의 벽에 곰팡이가 생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과학적으로 정의된 옹기와 김치냉장고의 차이점에서도 확연히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의 주거공간은 어떠한 형태를 추구하고 있고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쾌적하고 안락한 집이란 어떠한 공간을 말하는 것일까?

집이란 ‘살기 좋은 집’과 ‘살기 편한 집’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살기 좋은 집’이란, 인간과 자연과의 유기적 결합으로 이루어진 주거, 즉 친환경 주거공간을 추구하는 것이다.

‘살기 편한 집’이란 유비쿼터스처럼 한번의 리모콘으로 주거공간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경향이 있다.(유비쿼터스란, 사용자가 장소와 시간·네트워크나 컴퓨터의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남산한옥마을 -안방-
남산한옥마을 -안방-

현대의 주거공간은 과학과 기술의 힘을 최대한으로 이용한 최첨단 설비 기술의 경연장처럼 하루가 다르게 ‘살기 편한 집’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

주거공간은 한 번 변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변하면 복원 할 수 있는 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 그러므로 신중하게 생각하고 정의하고 실행하여야 할 것이다.

주거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파트 공간은 어떠한 형태로 변해 가야 할 것일까?

현대의 아파트는 지방에 차이가 없이 똑같은 평면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은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는데, 여름에 남부지방은 북부지방보다 더워 냉방을 위해 에어컨을 많이 사용할 것이며, 겨울에는 북부지방이 더 추워 난방을 많이 사용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획일적인 형태보다는 지역에 따라 아파트 평면형태가 변해야 할 것으로 본다.

남부지방의 아파트는 마루의 기능과 같은 개방적인 형태의 공간이 있어야 하며, 북부지방의 아파트는 온돌의 기능과 같은 패쇄적인 형태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다양한 아파트의 변화는 우리나라 지역의 기후를 최대한 활용한 주거공간, 자연과의 친환경 주거공간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주거공간에서 침대 사용과 슬리퍼 싣는 것을 하지 말자.

이러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난방방식에 의한 것이다. 바닥패널 히팅 방식에서는 방바닥을 이용한 방식이기 때문에 침대를 이용할 시 바닥의 따뜻한 공기를 차단함으로 인해 방바닥은 따뜻할 지라도 침대 밑은 추워 밑에다 전기장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침대는 주거공간에서 제일 많은 유해한 곰팡이가 서식하고 있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슬리퍼를 사용하는 주거 방식은 바닥이 추울 때 사용하는데, 바닥패널 히팅을 사용하는 우리의 주거 는 방바닥이 따뜻함으로 슬리퍼 사용함이 부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현대인은 진정 어떠한 삶을 추구해야 하는 것일까?

자본의 노예가 되어 삶을 영위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자신의 건강에는 많은 것을 투자하고 있지만, 정작 인간생활의 1/3을 차지하고 있는 잠을 자는 주거공간에는 현대인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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