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침해 심각성 인식...시민들 해외 매체에 ‘고 구지인 씨 사건’ 알려

강제로 종교를 바꾸려는 가족에 의해 목숨을 잃은 전남 화순의 고 구지인 씨의 1주기를 앞두고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강제개종의 근절을 바라는 일반 시민들이 미국의 뉴욕타임즈에 ‘강제개종 금지’ 광고를 게재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지난해 말 한 여성이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납치돼 죽임을 당했지만 국내 언론은 이 사건을 ‘종교문제’, ‘가정문제’란 이유로 철저히 외면했다.

이에 따라 강제개종을 돈벌이로 하는 목사들은 여전히 이를 기획·사주하고 있으며 올해 10월 말 현재 확인된 강제개종 피해자만 137명에 달하는 등 제2, 제3의 ‘구지인 사건’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와 달리 미국 등 해외언론에서는 강제개종을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로 간주하고 집중적으로 구지인 씨 사망 사건을 조명했다. 실제로 구지인 씨 사망 이후 전 세계 15개국 23개 도시에서 진행된 강제개종 근절 캠페인과 결의대회가 잇따라 열렸으며 해외 33개국 언론이 이를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이에 자발적 후원자들이 구지인 씨 사망 1주기를 맞아 성금을 모아 강제개종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미국의 유명 일간지를 통해 강제개종의 현황을 알리고 그 근절 대책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게 된 것이다.

28일자(현지시간)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한 여성(고 구지인 씨)이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목사들이 종교적 관점을 바꾸기 위해 만들어낸 프로그램에 의해 납치됐다. 첫 납치 때 탈출해 강제개종 반대집회까지 참가했던 그녀는 두 번 째 납치됐을 때 질식사하고 만다.

이어 뉴욕타임즈는 전 세계가 종교의 자유 침해에 주목하고 있으며 종교박해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을 돕기 위한 노력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신문은 전시국가나 신흥 국가들에서 종교탄압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케이팝(K-Pop)의 고향인 대한민국에서 강제개종에 의한 살인이 발생했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한기총과 강제개종에 대항하는 시위를 도울 것과 구지인 씨와 같은 희생자들의 보호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광고 후원에 참여한 기진명 한국외국인인권보호법률위원회 광주·전남지부 인권국장은 “뉴욕의 한 시민이 강제 개종 사망사건을 접한 후 Go Fund Me 사이트를 통해 모금운동을 시작했고, 저도 동참하게 됐다.”며 “구지인 씨 사망 1주기를 앞두고도 강제 개종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광고를 통해 한국의 강제 개종 실태가 전 세계에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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