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일산동구청 사거리 횡단보도 [사진=고양시청]
기존 일산동구청 사거리 횡단보도 [사진=고양시청]

초록 불에 건너면서도 혹시 차가 올까 조마조마했던 위험한 횡단보도가 달라졌다.

횡단보도를 더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위치를 옮기고, 새로 만들기도 했다. 고양시 곳곳의 위험하고 불편했던 횡단보도는 보행자가 마음 놓고 건널 수 있는 ‘진짜 횡단보도’가 됐다.

고양시(시장 이재준)는 사고 가능성이 높거나 편리성이 떨어지는 횡단보도를 이전·신설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횡단보도 옮겼더니… ‘우리 아이들 등‧하원 안전하게’

고양백석체육센터 앞 교차로. 일산 IC에서 빠져나와 시내도로로 합쳐지는 구간이기도 해 유독 신호도 많고 복잡하다.

게다가 교차로의 횡단보도는 일산 IC에서 빠져나온 차들이 우회전해 진입하는 바로 앞쪽에 있어 신호를 지키는 차들이 거의 없었고 아예 신호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고양백석체육센터는 학생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으로 같은 건물에는 시립어린이집도 운영되고 있어 어린아이들의 출입도 많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보호자와 동행하는 경우가 드물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 횡단보도를 건널 때 사고 위험이 컸다. 실제로 가벼운 접촉사고가 나는 경우도 몇 번 있었으나 아이들은 자기 잘못으로 생긴 사고라 생각해 오히려 도망을 가기도 했다.

고양시는 지난 5월 교차로에 있던 횡단보도를 고양백석체육센터 진입로 앞쪽으로 약 35m가량 이전했다.

IC 출구에서 조금 거리를 두자 비로소 신호등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급정거하기에도 짧았던 전에 비하면 거리, 시야 모두 확보돼 사고 위험도 줄었다.

시립백석어린이집 원장 양모씨는 “아이들과 함께 등원하는 학부모들이 오다가 사고가 날 뻔했다는 얘기를 하루에 3, 4번도 하던 곳”이라며, “횡단보도가 옮겨지고 나서는 확실히 그런 경우가 줄었고 학부모들도 전보다 훨씬 안전해졌다며 다들 좋아하는 반응이다”라고 말했다.

시는 횡단보도 이전과 더불어 더 안전한 교통 환경 조성을 위해 단속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백마역 지하차도는 나오자마자 횡단보도를 마주하게 되는 곳이었다. 아래서 위로 올라오게 돼있는 지하차도 구조 상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가 잦았다.

시는 지난해 9월 횡단보도를 약 50m가량 이전해 지하차도로부터 거리를 두어 시야를 확보, 보행자의 안전도 함께 확보했다.

특히 백마역은 출퇴근시간대 이용객이 많은 점을 고려해 지난해 12월 6m 가량이었던 횡단보도 폭을 8m로 늘렸다.

 

#생각의 차이가 현실적 변화를… 활짝 열린 일산동구청 정문

일산문화공원에서 일산동구청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지만 일직선으로 건너갈 만한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한참을 걸어 사거리의 횡단보도를 건너 후문을 이용하거나 육교를 통해 정발산공원에서 돌아와야 했다.

정문 앞에는 횡단보도가 없고 사거리 쪽 횡단보도는 후문이 더 가까워 1996년 개청 이후 줄곧 일산동구청의 주 출입구는 후문이었다.

시는 지난 7월 기존 교차로의 횡단보도와 약 80m 떨어진 일산동구청 정문 바로 앞에 횡단보도를 추가 설치했다.

덕분에 일산동구청의 정문은 드디어 활기를 되찾았다. 구청 주차장의 접근성도 훨씬 좋아져 근처 상가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주차난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 버스차로에서 하차하는 시민들도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교차로 쪽으로 걸어갔다가 다시 일산문화공원 쪽으로 돌아올 필요가 없어져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대부분 후문으로 통행했던 일산동구청 앞에 횡단보도가 생기고 정문이 30여년 만에 정상화 됐다”며, “생각의 차이로 현실적 변화를 만드는 것이 진짜 행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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