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서다 -강성철-
물 위에 서다 -강성철-
  • 시사팩트
  • 승인 2021.07.2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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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강성철
시인 강성철

 

 

 

 

 

 

 

 

시커먼 진흙 속에서도

굵은 뿌리가 썩지 않아

하얗게 피어나는 꽃

찢어지게 가난한 집

칠 남매 맏아들

자기밖에 모르는 아버지는 집 나가고

눈물 많은 어머니는 건물 청소

초등학교 졸업하고

공장에서 일했으나

처지를 비관하며

한탄의 세월을 보냈다면

어찌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었을까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공부하며

코피를 하얀 꽃으로 피웠다

세월이 지나갈수록

더욱 아끼는 꽃

연못 속에서

하얗게 피어난 꽃이

더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