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변호사 장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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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의 이사비 미지급을 이유로 건물의 임차인이 나가지 않아도 되는가?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즉 서울고등법원 판결인데 앞으로 재건축사업에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사항이다. 광명은 재건축사업이 많은데 일응 기준일 될 것같아 소개해 본다.

A조합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경기도 구리시에서 주택재개발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조합은 2015년 11월 구리시에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뒤 재개발 시행구역 내 부동산을 임차해 거주하고 있던 B씨를 상대로 부동산 인도소송을 냈고, 2017년 12월 원고승소 판결을 확정 받았다.

그런데 앞서 B씨는 인도소송이 진행되던 2017년 11월 A조합에 부동산을 인도했고, A조합은 나흘 뒤 B씨를 피공탁자로 해 토지보상법에 따른 주거이전비와 동산이전비 등 총 960여만원을 공탁했다. A조합은 이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 더 이상 B씨가 부동산을 사용·수익할 수 없음에도 사업시행자인 우리에게 인도 의무를 지체하다가 2017년 11월에야 비로소 부동산을 인도했다"며 인도지체를 이유로 소송을 냈다.

B씨는 "도시정비법 제49조 6항 단서는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않은 권리자의 경우에는 종전의 건축물 등을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A조합은 내가 부동산을 이전하기 이전에 이주대책을 수립하지도 않았고, 주거이전비 등 손실보상을 하지도 않았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도시정비법과 토지보상법에 따른 사업시행자인 A조합이 임차인인 B씨에게 법령에 따라 주거이전비와 이사비를 지급할 의무는 B씨가 사업시행자인 A조합에게 점유 부동산을 인도할 의무와 동시이행 또는 선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정비법이 2009년 5월 개정된 이래 제49조 6항에 단서규정이 추가됐고, 결국 사업시행자가 점유자 등에 대해 건축물 등을 인도 청구하기 위해서는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이 완료될 것'이 필요함을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가 A조합에게 부동산을 인도하기 전에 A조합이 B씨에게 주거이전비와 이사비 지급의무를 이행하거나 적법하게 이행제공하는 등의 사유로 B씨의 선이행 또는 동시이행항변권을 상실시켰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B씨의 부동산 인도 지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서울고법 민사34부, 2020나2038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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